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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이야기

자격이 없다면 인정이라도 하자

환경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? 일단 차 가친 사람들은 할 말 없다. 차 제작에 들어간 환경 파괴는 둘째 치고, 도로 건설을 위한 환경 파괴와, 차 끌고 다니느라 하고 있는 환경 파괴를 생각하면 유구무언이다. 나 같은 글쟁이들도 할 말 없다. 책 한 권에 숲이 하나 사라진다니.

(중략)

이런 식으로 따지면 그 어떤 인간도, 삶을 영위하는 한, 환경을 말할 자격이 없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환경을 말한다. 솔직히 인정하자. 지금까지는 환경을 파괴하는 것으로 먹고 살아왔지만, 더 이상 파괴했다가는 먹고사는 건 둘째 치고, 생존을 위협당할 만큼, 환경이 망가진 거다. 이미 도를 넘어서 파괴해온 것이다. 이제라도 적당히, 살살, 파괴하자는 것이다.

-김종광, '웃어라, 내 얼굴' p176~p177


책을 읽을까 말까 하고 훑어보는데 목차에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던, '환경의 날' 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이다. 읽고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는 글이다.

왜 놀랐냐. 보통 환경이라고 하면, 나정도면 환경파괴는 하지 않는편이 아니냐고 하는 등 자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. 그와 달리 이 작가는 자신이 하는 파괴를 담담히 인정하고 있다. 모든사람들이 환경을 지키는 것까진 하지 못하더라도,  이 작가님처럼, 자신이 미치는 영향은 인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.

나는 이 글을 읽고 이 책을 읽겠노라고 다짐했다. 과연 나와 비슷한 생각, 공감가는 내용이 많이 있었다. 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. 환경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, 사회 비판적인 관점에서도 충분히 읽어볼만 하다. 추천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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